폭염과 장마가 교차하는 여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매해 여름마다 에어컨 발명가 캐리어님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는데요 그의 명성도 전기세 폭탄 앞에서는 소용없습니다. 하지만 전기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우리에게는 차선이 있죠. 바로 선풍기! 레트로 선풍기 모양이 출시될 정도로 선풍기의 역사는 오래됐는데요, 오늘은 선풍기와 약 10년 전 혜성같이 등장한 가정용 서큘레이터의 차이를 알아보고 어떤 제품이 우리집에 어울리는지, 어떤 제품으로 여름을 견뎌야 하는지 선택에 도움을 드릴까 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서큘레이터의 정식 명칭은 에어 서큘레이터(공기 순환기, Air Circulator)입니다.
모양은 선풍기와 동일하지만 기능이 다릅니다. 직선으로 향하는 바람으로 공기를 순환시켜 주는 기능을 가졌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흔히 선풍기와 착각하는 서큘레이터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가전제품입니다.
처음 서큘레이터가 등장한 시키는 1940년 먼지 가득한 공장에서 공기를 순환시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위압적인 소리와 함께 공장에서 돌아가는 대형 팬 형태를 떠올리시면 되는데, 그게 바로 초기 서큘레이터입니다. 물론 공장에서는 아직도 크고 시끄럽고 엄청난 풍속을 자랑하는 서큘레이터를 사용 중입니다. 여하튼 지금의 가정용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죠. 강풍을 날리는 기능만 있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용도가 대중화되고 이제는 선풍기처럼 바람 세기 조절, 타이머 기능, 회전이 가능한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선풍기는 주변 공기를 끌어다 바람을 만들어 내는 기계입니다. 에어컨이 없던 시절 부채 바람보다 더 크고 시원한 바람을 팔 아프지 않게 만들어주죠. 주변의 공기를 끌어다 바람으로 변환시키기 때문에 주변 공기가 더우면 선풍기에서 나오는 바람도 뜨겁습니다. 다만 대부분 실내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그늘의 시원함 정도로 바람을 만들어주죠. 그래서 어린 시절엔 선풍기 앞에 커다란 얼음을 둬서 얼음처럼 차가운 바람이 쐤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선풍기는 주변 공기에 영향을 받은 바람을 일으켜주는 가전제품입니다.
요즘은 선풍기와 서큘레이터의 외형이 점점 비슷해져 가 구별이 어려울 정도입니다. 각각의 장점을 흡수해 진화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서로 다른 목적이 있기 때문에 그 점에 있어서는 차이가 분명합니다.
선풍기는 주변 공기를 바람으로 변환시켜 넓게 퍼뜨려 주는 목적이기 때문에 날개의 형태가 30도 이내로 비틀어져 있습니다. 안전망은 직선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바람의 세기는 서큘레이터보다 약한 편이고 그만큼 소음이 적습니다.
서큘레이터는 공기 순환의 목적으로 선풍기보다 입체적인 모양입니다. 날개의 형태가 70도 이내로 꺾여 있으며 안전망은 나선의 형태입니다. 바람의 세기는 선풍기와 비교하면 강력하고 그만큼 소음이 큽니다.
둘을 비교했을 때 선풍기는 상대적으로 서큘레이터보다 날개의 크기가 큽니다. 대신 바람이 넓게 퍼지고 섬세한 바람세기 조절이 가능합니다. 서큘레이터는 다채로운 날개의 각도로 선풍기보다 앞뒤로 두툼한 모양이 될 수밖에 없고 바람을 쐬는 용도가 아닌 공기 순환이 목적이므로 섬세한 바람 조절은 어렵습니다.
보통 AC모터를 사용하던 제조사들이 BLDC(Brushless DC Moter)모터를 사용해 소음을 줄이고 있는데 이 BLDC모터가 선풍기와 써큘레이터에 동일하게 사용되었다는 전제하에 서큘레이터가 선풍기보다 소음을 더 발생시킵니다. 가격도 동일한 스펙(BLDC모터, 무선, 리모컨 등등)이었을 때 서큘레이터가 더 비싸고요.
선풍기와 서큘레이터 모두 에어컨 바람을 널리 퍼뜨려 줄 수 있는데요 서큘레이터가 공기 순환의 목적을 가지고 탄생한 제품이기 때문에 에어컨 바람을 집안으로 빠르게 퍼뜨려 주는 목적으로 서큘레이터 압승입니다. 서큘레이터는 시원하게 해주는 기능을 제외하고도 음식을 하고 난 뒤 음식 냄새가 밴 집 안을 환기시킬 때도 빠르게 집안의 공기를 이동시켜 냄새를 빼주는데요, 그래서 요즘에는 선풍기와 서큘레이터를 놓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대체적으로 서큘레이터를 추천합니다. 그러나 서큘레이터는 선풍기에 비해 수명이 짧습니다. 여름에만 사용하는 선풍기와 사계절 사용하는 서큘레이터의 낡는 속도가 같아서는 안 되겠죠. 그리고 집안에 아이가 있다면 조용하고 살랑이는 바람과 거리가 있는, 일찍 소모품이 되어버리는 서큘레이터를 추천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선풍기와 서큘레이터를 고민하게 됩니다.
저는 10년 넘게 사용한 선풍기의 강풍이 미풍만도 못하게 돌아가서 이번에 큰맘 먹고 10만 원이 훌쩍 넘는 서큘레이터를 주문했는데요, 구매하기 전부터 배송 중인 지금까지 가격, 수명 등을 고려해 선풍기를 살 걸 그랬나 고민이 됩니다. 이 글이 선택에 도움이 됐길 바라며 선풍기와 서큘레이터를 비교해 놓을게요. 좋은 선택 하시길 바랍니다.
선풍기 | 서큘레이터 | |
날개 모양 | 앞뒤로 얇고 날개가 크다 | 앞뒤로 두껍고 (가정용은) 날개가 작다 |
안전망 | 직선 | 나선 |
세척 | 분리 세척 가능 | 분리 세척 가능 |
목적 | 주변 공기를 바람으로 만들어줌 | 주변 공기를 끌어다 순환 시켜줌 |
바람 모양 | 넓게 퍼짐 | 직선 |
바람 세기 | 상대적으로 약함 | 상대적으로 강함 |
기능 | 수면풍 등 미세한 바람 세기 조절 가능 | 기능은 있으나 선풍기보다 바람이 셈 |
소음 | 상대적으로 작음 | 상대적으로 큼 |
가격 | 상대적으로 쌈 | 상대적으로 비쌈 |
수명 (동일모터 사용 시) |
상대적으로 길다 | 사계절 사용하므로 상대적으로 짧다 |
※ 상대적 기준 : 선풍기는 서큘레이터에 비해서, 서큘레이터는 선풍기에 비해서